다음에 적겠다.. 라고 해놓고 한동안 손을 놓고있었더니..
읽고싶다고 하는 분(kz 님)도 생기셔서 : ) 오랜만에 블로그를 적는다.

일본인들의 일처리방식에 이어서 오늘은 두번째 이야기!

처음 일본에 와서 만난 일본인들과의 대화의 느낌은 마치 '윈도우즈의 대화상자' 확인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コンビニ(콘비니=편의점)에 가서 물건을 살적에.. 놀랍게도 질문하는 순서가 똑같았기 때문이다.

물건을 하나하나 바구니에서 꺼내서 다른 바구니에 옮겨담으며 'ㅇㅇㅇ かいって~ ㅁㅁㅁ かいって~' 하면서 제품명을 하나하나 읊는게 아닌가..
그다음엔 全部で XXXX円なります 라고 가격을 말해주고 돈을 받은다음엔 얼마를 받았습니다. 잔돈 얼마입니다. 라고 거의 기계처럼 말을 해준다.
그러고는 '봉투 필요하세요?' 라고 묻는다.

이런 규칙을 파악하고나서는 한동안 일본어를 잘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겠다 싶을정도로 몇단어만 듣고도 생활이 가능했었다. 내가 입만 안열면 이녀석들이 내가 외국인인걸 모르겠구나 싶을정도로...

하루는 문제가 생겼는데.. 내가 실수로 50엔 대신 5엔을 내는바람에 45엔이 모자라게 된 것이다.
결국은 매일 튀어나오던 Yes/No 형 질문의 대화상자 대신, '45엔을 더 주세요' 라는 주관식 질문이 튀어나오게 된 것이었다. 나는 평소대로 '봉투 필요하세요?' 가 나올 차례였기때문에 (이때는 그래도 쪼금 배웠답시고 '다이죠부데스' 대신 '이이데스', '소노마마데~' 따위 그럴듯한 대답을 구사하던 때였다.) 자신있게 '이이데~스' 라고 대답했다.

이때 점원의 표정은 '어이없음' 이라기보다는 공포의 표정에 더 가까웠다. 마치 '알수업는 오류'가 발생한것과 같은.. 상황이랄까..

보통은(우리나라라면) 상대가 외국인이고 상황 파악을 못하고있다고 판단되면, 다른 말로 설명하거나 손을 내밀거나 제스쳐로 대화를 시도했을듯 싶다. 하지만 일본인(편의점 점원)은 스크래치난 시디처럼 같은말만 계속 반복했다. -_-;;

이건 내 경우가 아니고 먼저 일본에왔던 회사 동료의 이야기인데,
비슷한 상황으로 편의점에서 弁当(벤또=도시락)을 샀을때였다. 도시락의 경우는 '봉투드릴까요?' 질문 이전에 '데워드릴까요?' 라는 질문이 추가가 되는데, 그걸 잘 몰랐던 그분께서는 평소 공부하던대로 '알다知る'의 반대말 '知らない'를 자신있게 외쳤더랜다. 순간 점원은 반 패닉상태에 빠져서 도시락은 데우는둥 마는둥 후다다닥 챙겨서 담아주고는 돈을 받는것도 잊어버릴듯한 기세로 굽신거리더란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시라나이!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야쿠자쯤 되는 사람들 뿐이란다.

어쨌든 결론..
(내가 본) 일본사람들은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처음 지시받은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처리하는 것에 익숙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금만 익숙해지만 지시대로 하지 않고 재량껏 나사가 풀린다고 할까? 하는 문제때문에 사고가 많은지도 모르겠다) 대신, 지시받지 않은 상황이 닥치면 융통성을 발휘하는데는 익숙하지 않아보인다.

일을 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인들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종이에 이름과 주소를 쓰고 사람이 일일히 사무를 보는것에 대해, 그렇게 하라고 배워 알고있고 지시받았기때문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엑셀같은 새로운 사무기법을 도입하려고 하면 반발부터 심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뭔가 이렇게 하기로 결정이 나면 한국인 스텝보다 훨씬 빠르게 배우고 적응해서 실수없이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지고 그렇게 일을 처리한다.

어느쪽이 좋은걸까?


사실 나는 우리나라의 그 '대충대충'이 별로 맘에들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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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활일본어. (쇼핑하기)

1. 물건을 집어 바구니에 담는다.
  (이때 지나다니는 점원들의 '이랏샤이마세~' 에는 놀라지 않아도 된다)
2. 계산대에 서면 손님이 볼 수 있는 위치에 계산되고 있는 금액이 함께 표시되므로 숫자를 못듣는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엔화는 액면단위가 우리나라보다 크기때문에 잔돈으로 계산할 일이 훨씬 많은데, 계산대 앞에서 잔돈을 꺼내 세고 있다고 쪽팔려할 필요는 없다. 다들 그렇게 하고 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만간 주머니가 묵직해진다.
  (주의할 점은 1001 엔이 나왔을때 실수로 1010 엔을 냈다면, 1엔짜리 없냐고 물어봐주는대신 카운터 계산기에 쓸어 담아버리고는 9엔을 거슬러준다... 잔돈 암산도 잘 못하는듯 보인다)
3. 데워먹는 음식(도시락, 빵)이라면 데워드릴까요? 라고 물어보는데 '暖め(아따따메)~~ 데스까?' 에서 대략 '아따따메' 부분만 들으면 된다.
4. 물건이 많을경우 보통은 아무말 없이 봉투 한장을 주는데, 카운터 뒷편 물건담는곳에 가서 직접 담아서 나가면 되고, 구입한 물건이 음료수캔 1개라던가 아주 작은 경우에는 '봉투 필요하세요?' 라고 묻는다. 필요없으면 '다이죠부데스, 이이데스(좋다는뜻이 아니다, 됐습니다에 가까운 뜻), 소노마마데, 이라나이데스' 등등 편한 대답을 하거나, 말에 자신이 없으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면 된다.

결론: 말은 한마디도 안해도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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